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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ku_
양치기소녀

나는 지하 1층에서 사무실 올라오는 엘리베이터를 탄다
그 엘리베이터는 9시 전까지는 10층에서 16층까지만 운행하는데
가끔 1층에서 문이 열리면 사무실 사람들을 만난다

오늘은 1층에서 귀염둥이 권과장님이 탔다
나는 그때 이어폰을 꽂고 있었는데
한쪽을 급히 빼고 인사를 했다

그때 듣고 있던 곡은 DJ바람의 믹스셋에 들어있던
Touch me.

14층에서 내리자 과장님이 뒤를 돌아 나에게 물었다
"뭐 들어요?"

지난 번에도 내가 이어폰 꽂고 있는 걸 보고
뭐 듣냐고 물어보시길래 "판소리요"라고 대답했던 전적이 있는 나는
이번엔 제대로 말해주고 싶었는데 "하우스음악이요"라고 말하면
만약 과장님이 그게 뭔지 안다면 상관이 없는데
모르신다면 그게 뭐냐고 묻기도 민망하고
내가 딱히 대답하기도 민망한 시츄에이션이 올 것만 같아
이번에도 역시 뻥을 치기로 했다

"국악이요"

다른걸 말하고 싶었는데 오늘 아침에도
엄마 알람벨소리(국악종류)를 들은터라 -정작 본인은 안 깨신다 나만 듣는다-
국악이 떠올라버려 그대로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그런데 더 황당스러운 것은
"아....."라며 고개를 끄덕이시는 것이다

당황한 나는
"아, 뻥이에요! 믿으시는거 아니죠?"
라며 내 잘못을 뉘우쳤다

그러나 권과장님은
"믿었는데, 워낙 현아씨 캐릭터가...."




엥?
나 무슨 캐릭터야.


그리하야 뻥치기 좋아하는 양치기소녀는 이렇게 아침부터 멍때리며
출근을 했다.
by Kiku_ | 2008/08/21 09:59 | 트랙백 | 덧글(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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